
[시사월드뉴스서울, 김부기기자]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7월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남인순·맹성규·백혜련·이소영·주철현·김남희·곽상언·박균택·박희승·박해철·이연희·정진욱 의원과 함께 '범죄피해자가 바라보는 바람직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재 피해자 국선전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신진희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과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절차의 복잡성과 수사 지연, 부실수사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던 범죄피해자들의 사례증언에 이어, 일선 현장에서 피해자들 지원에 앞장서며 현행 형사사법 제도의 문제점을 직접 체감하고 있는 각계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뤄졌다.
과거 ‘황산테러 사건’의 피해자이자 현재 범죄피해자통합지원센터 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선영 씨는 토론회 첫 사례증언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비롯한 현 검찰개혁 논의는 국민과 범죄피해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민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보완수사권은 유지하되, 권한 행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수사 결과에 대해 독립·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의 권리구제 절차를 국가가 실질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국가가 국민에 대한 책무를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사례증언자로 나선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는 경찰·검찰·법원 각 단계에서 한 기관의 판단을 다른 기관이 다시 검증하는 것은 의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1차 수사에 대한 검증장치인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피해자는 잘못을 바로잡기 어려운 수사기관에 신고를 꺼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 경우 범죄피해자는 경찰 단계부터 변호사 선임 등 경제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고, 부실수사로 인한 국가배상 청구 역시 증가할 것”이라며 피해자 국선전담 변호사 부족, 재판 지연, 피해자 지원 등의 문제도 앞으로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사례증언에 나선 유가인·정연수(가명) 씨는 성폭력 등 각자의 피해사례에 대한 증언과 함께 “바람직한 형사소송법 개정은 피해자의 회복과 수사의 신속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라면서 “검찰 보완수사는 잘못된 초기 수사를 바로잡아 진실을 밝히는데 필요한 필수적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스토킹범죄 피해자 곽아람(現 조선일보 기자) 씨는 “피해자에게 검찰을 돌려주세요”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서 피고인의 방어권과 피해자 보호가 충돌하면 피해자가 희생되는 현재의 기형적인 형사사법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건송치가 폐지되며 생긴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은 변호사 없는 피해자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을 밝히고 “이는 국가가 피해자에게 시간과 비용을 떠넘긴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검`찰의 기능을 약화시킨다면, 피고인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며 조속한 개선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 다음 사례증언에 나선 故 김창민 영화감독의 유가족 김상철 씨는 가해자들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관련 참고인 조사, 진료기록 확인 등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없었다면서 “보완수사가 폐지되면 초기 경찰 수사의 오류가 고착될 수 있어 앞으로는 범죄피해자와 유가족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사례증언자로 나선 김윤지(가명) 씨는 정치권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가창한 개혁 입법을 논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억울함이 지연 없이 밝혀지는 것뿐이라며 경찰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증거나 역량의 한계로 사건이 커질 때 그 억울한 사정을 직접 마무리하겠다고 나설 구원투수로서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며 피해자의 억울함을 제대로 풀 수 있는 실질적인 사법 제도를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진 전문가 토론 세션에서는 평소 범죄피해자 지원에 힘쓰고 있는 각계 전문가들의 주도로 피해자 중심의 형사사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세부적 방안이 제의됐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권현유 변호사(법무법인 로 트러스트)는 검사의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밝힌 사례를 소개하며 과거 힘없는 백성들이 억울함을 고한 신문고와 같이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결국 그 부작용은 힘없고 억울한 피해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전다운 변호사(법무법인 지향)은 ‘민사의 형사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선 현장에서 피해자의 입증 책임 부담 전가를 막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충실한 수사가 필요하고, 피해자 권리구제 대책도 더 두텁게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대책으로 경찰 수사의 통제장치로서 검사의 보완수사권과 전건송치 제도가 필요하고, 피해자 측면에서는 수사기록 접근권과 재판 참여권 보장 등이 부여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약 20여 년 동안 수많은 피해자를 만나면서 검찰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힌 조병호 인천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처장은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서 “보완수사요구만으로는 수사가 지연되고, 신속하고 적정한 피해자 보호·지원도 어려워 최악의 경우 가해자 처벌 지연에 따른 보복범죄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혜정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지난 2021년 이후 불송치와 이의신청, 보완수사요구 등 수사의 과정과 단계가 복잡해져 책임성이 약화되고 법률비용이 증가했다는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형사사법 절차에 범죄피해자가 직접 참여하기 위한 제도로서 피해자 공판 참가제도, 열람·등사와 의견 개진권 등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권리보장을 위해 필요한 여러 대안을 제시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홍기원 의원은 “형사사법 제도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법정의를 잘 구현하고 이를 통해 피해자와 국민을 보호하느냐를 규율하는 제도임에도, 검찰에 대한 불신이 너무 높고 공고하여 검사에게 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기면 반개혁·반민주로 비난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라며 현재 국회의 입법 논의에 대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어제 지도부와 법사위 간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는 경우라도 경찰 수사에 의문이 제기되고, 피해자가 원할 경우에는 검사가 수사에 관여하여 점검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방안이 반영되더라도 검사는 수사권이 없고, 공소청에 수사관도 없게 되지만 경찰 수사에 긴장을 불어넣고 피해자 보호를 더욱 두텁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피해자 여러분께서도 부디 힘을 잃지 마시고, 앞으로도 계속 목소리를 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