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월드뉴스서울, 김부기기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시병)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당해고 구제신청 접수 건수는 2020년 15,384건에서 2023년 18,167건, 2024년 21,181건, 2025년 23,925건으로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8월 기준으로 이미 21,378건이 접수되어 연말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신청 폭증과 반대로 근로자가 부당해고를 구제받는‘인정률’은 급감하고 있다. 전체 판정 건수 대비 인정 비율은 2020년 34.0%(1,642건)였으나, 2025년에는 25.9%(1,729건)로 하락했다.
무엇보다 사건수가 크게 늘면서 노동위 조사관들의 부담이 커지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부당해고를 비롯한 노동위 접수 사건은 2021년 1만8천여건에서 지난해 2만7천여건으로 50.5% 증가했다. 반면 조사관 현원은 같은 기간 258명에서 290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현원 기준 조사관 1명당 연간 접수 사건은 2021년 68.2건에서 지난해 91.3건(33.8%)으로 대폭 증가했다. 2023년 80.8건, 2024년 85.3건으로 증가세다. 특히 심판사건을 담당하는 조사관의 업무량은 더 많았다. 지난해 기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 조사관 1명당 접수 사건은 118.3건,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151.4건에 달했다. 2021년 서울지노위 75.3건, 경기지노위 109.3건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당사자 간 합의로 사건을 종결짓는 화해 비율이나 구제를 포기하는 취하 건수는 소폭 늘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한 화해 비율은 2020년 28.8%(3천892건)에서 2023년 32.4%(5천123건), 2024년 31.0%(5천774건), 지난해 32.5%(6천561건)로 높아졌다. 취하 건수도 2020년 4천783건에서 2023년 5천169건, 2024년 6천529건, 지난해 7천113건으로 늘었다.
2025년 기준 노동위원회에서 처리된 사건(20,176건) 중 판정(인정)을 받은 사건은 1,729건에 불과한 반면, 화해와 취하로 종결된 사건은 총 13,674건으로 전체의 67.8%를 차지한다.
이러한 기형적 구조의 원인은 노동위원회의 심각한 ‘행정 과부하’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간한 '부당해고 구제제도의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판정(인정)보다는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 ‘화해’를 유도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는 이러한 화해 제도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사건 수의 급증에 의하여 행정력 과부하가 발생하면 (제도적 장점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화해가 단순한 ‘사건 종결 압박’이 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예측가능한 화해 기준과 당사자를 존중하는 절차 설계가 요구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박해철 의원은 “가장 신속하고 공정하게 억울한 노동자를 구제해야 할 노동위원회가 인력과 행정력 부족에 시달리며 실질적인 권리구제기관으로서의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정부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등 다가올 노동환경 변화에 대비해 노동위원회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고, 억지 화해나 취하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부당해고 구제제도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